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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열차 소세지

곡스 2012. 2. 22. 20:17
언제였더라 조금은 오래됐다. 여느 때와 같이 퇴근하고 있었다.

늦게 퇴근을 하는 덕분에 좌석표를 예매하지 못했다.

예전 기차에는 먹을거리를 이동하면서 판매하곤 했는데 요즘 기차에는 매점 같은 곳을 아예 만들어놓고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나처럼 좌석을 예매하지 못한 사람들이 미리 와서 매점코너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치되어있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비치되어 있는 좌석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바닥에도 그냥 앉게 된다. 서 있는 사람, 신문지를 바닥에 깔고 앉은 사람 등등, 이 날 따라 막차라서 굉장히 북적였다.

물론 이야기의 주인공들인 아이들과 아이들의 어머니들이 인원이 많아 앉다 보니 바닥 가운데에 앉게 되었다.

사람들은 지나가다 불편하기보다는 아이들이 길을 막고 앉아있으니 지나가다가 다칠까 봐 조심스럽게 다니고 있었다.

매점 승무원도 조금 안쪽으로 앉으라고 어머니들에게 와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이라 통제가 쉽지는 않다.

조금은 시간이 지났을까. 아이의 어머니가 핫바(핫도그 모양의 소시지)를 사오라고 돈을 주었다. 당시 4명에서 5명의 어린이였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이 비치된 자리에서 핫바와 음료수를 먹는 것이 아니고 다시 바닥에 와서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표 검사하러 다니는 승무원도 이 상황을 지적 않았으며 매점 승무원은 다시 와서 아이들을 안쪽으로 보호하라고 한다.

문득 잠깐의 시간에 더더욱 오래됐던 기억이 떠올랐다.

난 입석을 타고 비치되어 있는 자리에 운 좋게 앉아서 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저씨 두 분께서 음료수와 과자를 사셨다. 이에 매점 승무원은 우리 자리로 와서 "이곳은 매점을 이용하는 손님이 식사를 하기 위한 자리기 때문에 비켜주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저씨 두 분들은 되려 미안하다고 안 그래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승무원은 "이곳에 자리를 마련해 드리는 것 또한 자신의 의무"라고 말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북적거리는 상황, 아이들이 위험하게 다시 그곳에 앉아있고 승무원역시 자식 키우는 입장이라 안쪽으로 앉아주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난 승무원에게 아이들이 핫바를 샀으니 먹는 동안이라도 자리를 마련해주라고 했다.

그러나 승무원은 현재 앉아있는 사람들이 항의를 할 것이라고 거절했다. 이유는 왜 다른 사람들은 앉게 하고 자신들만 일어나라고 하면서 항의를 한다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아이들이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밟힐 수도 있는 상황인데 누가 그런 몰상식한 말을 할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입석들이기 때문에 기억 속 승무원이 했던 말을 떠올려보니 아이들에게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됐다.

그래서 승무원에게 아이들이 핫바와 음료수를 샀는데 당연히 자리를 마련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했더니 그제야 마지못해 자리를 마련해줬다.

아이들은 앉아서 핫바를 먹게 됐고 그만큼의 공간이 생겨 사람들 또한 쉽게 지나다닐 수 있었다.

아이들의 어머니들도 문제다. 승무원이 몇 번 지적을 했지만 핫바를 안사고 아이들이 손이나 발이라도 밟혀 다치면 어떡해 할 것인가. 무리한 나름대로의 자리배치는 아이들이 다칠수도 있다.

결론은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되는 마음에 손목 꺽이면서(기차에서 불편 ㅠ) 몇자 적어봤다.

그놈의 핫바가 뭔지.. 아 저녁을 못먹었더니 배고파서 메스껍다.

핫바... ㅠㅠ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